끝말잇기소설
데
묘정심
2004. 2. 24. 17:29
데려가 버렸다. 내 마지막 그이의 흔적을(을)
데려가 버렸다.
하늘은 참으로 무심하기도 하지. 겨울비가 차가운 대지와 무수히 부딪치던 날 아침에 아이의 심상찮은 끙끙거림에 눈을 떴다. 아주 작은 아이가 눈도 뜨지 못한채 갸냘픈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몸이 불덩이여서 체온계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급한 맘에 아이의 옷을 벗기고 알콜로 닦아 주면서 119를 불렀다. 그리고서 계속 중얼거렸다. 제발 이 아이에게 아무 일이 없게 해 달라고...구급차가 오고 병원으로 가고...그 시간들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른다. 의사는 왜 이제야 병원에 왔느냐고 한다. 급성 폐렴인데 위험하단다. 오늘밤이 고비인데 지켜 보자고 한다...그런데...
세상에 태어나 100일도 채 살지 못한채 작은 생명은 내 곁을 떠나 버렸다. 그이를 느낄수 있었던 내 유일한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몇날 며칠이 흘렀을까...부모님은 오히려 잘 된 거라며 내게 중단한 공부를 계속 하란다. 미혼모보다는 공부를 계속해서 남들처럼 살게 하려고 하느님이 어린 생명을 가져 가신 거라며...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난 반미치광이에서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대학때 교양외국어로 수강했던 프랑스어책을 붙들고 있었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내 사랑과 내 불행이 시작되었던 파리로 다시 가기 위해 난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이젠 그이를 찾기 위해 가는게 아니라 그이와의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그곳으로 가려 한다. 내 짧은 인생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날 지배했던 그이를 지우기 위해 난 가야한다. 지울 것이다. 그이의 흔적을....
데려가 버렸다.
하늘은 참으로 무심하기도 하지. 겨울비가 차가운 대지와 무수히 부딪치던 날 아침에 아이의 심상찮은 끙끙거림에 눈을 떴다. 아주 작은 아이가 눈도 뜨지 못한채 갸냘픈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몸이 불덩이여서 체온계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다. 급한 맘에 아이의 옷을 벗기고 알콜로 닦아 주면서 119를 불렀다. 그리고서 계속 중얼거렸다. 제발 이 아이에게 아무 일이 없게 해 달라고...구급차가 오고 병원으로 가고...그 시간들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른다. 의사는 왜 이제야 병원에 왔느냐고 한다. 급성 폐렴인데 위험하단다. 오늘밤이 고비인데 지켜 보자고 한다...그런데...
세상에 태어나 100일도 채 살지 못한채 작은 생명은 내 곁을 떠나 버렸다. 그이를 느낄수 있었던 내 유일한 존재가 사라져 버렸다...몇날 며칠이 흘렀을까...부모님은 오히려 잘 된 거라며 내게 중단한 공부를 계속 하란다. 미혼모보다는 공부를 계속해서 남들처럼 살게 하려고 하느님이 어린 생명을 가져 가신 거라며...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난 반미치광이에서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하였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대학때 교양외국어로 수강했던 프랑스어책을 붙들고 있었다. 다시 시작하기 위해...내 사랑과 내 불행이 시작되었던 파리로 다시 가기 위해 난 조금씩 준비하고 있었다.
이젠 그이를 찾기 위해 가는게 아니라 그이와의 모든 것을 지우고 새로운 미래를 위해 그곳으로 가려 한다. 내 짧은 인생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날 지배했던 그이를 지우기 위해 난 가야한다. 지울 것이다. 그이의 흔적을....